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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청춘

2015-03-16 04:00 | 추천 0 | 조회 13

안녕하십니까? 부부Fun더하기 이병준입니다. 저희 집은 TV를 많아 평소엔 늘 보자기로 덮여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설 연휴 때 아내가 하루 왼 종일 꼼짝도 않고 내내 훌쩍 거리며 보는 드라마가 있었습니다. 저도 글을 쓰다가 어깨 너머로 흘깃거리다 끝내 마지막 회는 같이 보았습니다. KBS TV의 <가족끼리 왜 이래?> 라는 드라마였죠. 그 속에 등장하는 자식바보 아버지의 모습을 그려낸 드라마였습니다. 외로운 아버지 저는 그 드라마를 보면서 그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 차순봉과 <국제시장> 이란 영화 속에 등장하는 덕수를 연결시켰습니다. 요즘 자상하고 따뜻하고 친절한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쳐진 어깨의 소유자 아버지들을 위로하고, 당당하고 정이 많은 아버지, 가족이라는 테두리 밖으로 쪽겨난 아버지들이 다기 그 가족 속으로 들어가고자 하는 열망을 담은 것 같습니다. <가족끼리 왜 이래?>의 아버지는 아주 자상하고 정이 많은 아버지로 등장하지만 <국제시장>의 주인공 ‘덕수’는 고집불통에 늘 버럭 성질을 부리는 사람으로 등장합니다. 그러나 둘의 메커니즘은 ‘가족을 향한 뜨거운 사랑’이라는 점에서 동일합니다. 어릴 적 흥남부두의 피난길에서 아버지의 ‘이제부터 네가 가장이니 다른 가족들을 부탁한다.’는 마지막 당부를 이행하느라 독일의 탄광과 베트남 전쟁터까지 죽음의 위기를 불사하고 평생 땀 흘려 가족을 위해 헌신했던 한 남자의 모습, 그것은 이 땅에 살고 있는 수많은 아버지들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인공 덕수는 ‘버럭’ 때문에 가족구성원들로부터 제외되고 사람들로부터 융통성 없는 고집불통으로 평가되느라 그의 속마음을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래서 그는 홀로 방에 들어가 웁니다. 사실 영화 보는 내내 우리 아버지를 생각했고 형님들을 생각하고 주변의 친구들을 생각했습니다. 또, 가끔 집에서 느끼는 아득한 절망감을 생각했습니다. 그래서인지 <국제시장>의 오프닝에서 나비가 시장을 날아다닐 때 귀찮은 듯 나비를 뿌리치는 여학생의 손길이었습니다. 이 땅의 수많은 아버지들이 가정에서 자식들에게 아내들에게 그런 식으로 외면당하는 것을 보았기에 말입니다. 자신을 위해 살지 못하는 아버지 그 드라마에서 암으로 죽게 되는 주인공 최순봉의 절규가 내내 메아리처럼 울립니다. “나는 아버지로, 오빠로, 가정을 책임지는 가장으로 열심히 살았어. 그러나 나로 사는 법은 몰라. 난 그런 것 몰라!” 그건 <국제시장>의 메시지와 동일했기 때문입니다. 이 땅의 많은 남자들이 ‘나’로 사는 법을 모릅니다. 그저 목숨을 걸고 죽을 둥 살 둥 모르고 일하는 것만 알지 자신을 위할 줄도 즐길 줄을 모릅니다. 막내가 아버지를 위해 불러주는 노래 “아빠의 청춘”은 아버지의 삶이 꽤 의미 있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노래였습니다. 나비 같은 아버지의 삶 <국제시장>에서 방에 홀로 들어가 울던 덕수가 아버지 사진을 보면서 “아버지예. 내 이만하모 잘 살았지예?” 라고 되묻습니다. 그리고 평생을 같이 살아온 아내에게도 “이만하몬 잘 살았재?” 라고 하면서 자신의 생명과 같았던 ‘꽃분이네’ 가게를 처분해도 좋다고 합니다. 자신의 삶에 만족이란 평가를 내릴 때입니다. <가족끼리 왜 이래>의 맨 마지막 장면에서 차순봉 씨가 “그래! 이게 가족이지! 그래! 이게 사는 거지” 라는 외침과 동일합니다. 그것은 아버지의 청춘으로 만든 것이었습니다. 놀기 좋아하고 풍류를 알던 차순봉씨가 홀아비가 된 후부터 일체 모든 것을 끊고 두부 만들기에 전념하면서 자식들을 키워냈다는, 여동생을 통해서 증명합니다. <국제시장>의 덕수 또한 피난길에 잃어버린 동생에 대한 죄책감, 가장이라는 책임감, 가족을 먹여 살려야 한다는 의무감으로만 평생 살았던 사람이었습니다. <국제시장>영화의 첫 부분과 마지막에 등장하는 나비는 대학입학통지서를 비롯해서 ‘나’로 살고 싶은 욕망을 허공으로 날려버린 청춘입니다. 결국 자신의 생명을 희생하며 다른 가족을 살려낸 살림의 존재들이었습니다. 가족, 그 큰 의미 드라마를 소개하는 문구가 더 가슴에 와 닿습니다. 나를 제대로 살게 하는 것도 가족이고, 내가 넘어졌을 때 다시 일어서게 하는 것도 가족이다. 나를 누구보다 힘들게 하는 것도 가족이고, 나한테 누구보다 상처가 되는 존재 역시 가족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기쁜 순간, 가장 슬픈 순간, 가장 힘든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 또한 가족이다. 세상에서 가장 징하고도 질긴 나의 운명, 바로 나의 가족들! 그렇게 늘 습관처럼 내 옆에 있는 존재들이기에 고마움도 당연하게 넘겨버리고, 미안함도 대충 지나가버린다. 가족이라서 당연하게 여겨왔던 희생과 배려들, 가족이라서 아무렇지도 않게 주고받았던 상처들, 그걸 알면서도 차마 전하지 못했던 말... 고마워, 미안해, 사랑해... 가족끼리라, 가족이라서, 더더욱 서로에게 인색했던 말... 고마워, 미안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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