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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물을 덮어주면 관계의 벽이 허물어진다

2013-07-04 04:00 | 추천 0 | 조회 46

안녕하십니까? 부부 Fun 더하기 이병준입니다. 모 방송에 출연해서 ‘부모의 자격’ 이라는 부분에 대한 토론을 했습니다. 최근에 많은 부모들이 스스로 부모로서 자격이 부족하다고 느낀다고들 하는 문제였습니다. 많이 배운 부모일수록 , 육아서를 탐독하는 부모일수록 부모로서, 특히 엄마로서 부족함을 느낀다는 가슴 아픈 현실은 참 씁쓸하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부모자격이란 용어가 성립될 수 있는 용어일까요? 부모와 자격이라는 말은 연결될 수 없는 말입니다. ‘자격’이란 어떤 일에 걸 맞는 능력을 갖춘 것을 말합니다. 물론 말의 뉘앙스야 부모로서 자격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겠지만 그것을 판단하는 기준은 외부가 아니라 스스로입니다. 부모의 자격은 지식이나 경제적 풍요 같은 것들이 아닙니다. 그저 존재만으로도 충분하구요, 좀 더 나아간다면 자식의 허물을 덮어주고 믿어주는 데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때론 허물을 덮어줄 때 관계의 벽이 허물어지게 되어 있습니다. 사람은 자신을 허물을 덮어주고 믿어 주는 사람을 향해 목숨을 거는 존재입니다. 자녀들이 말하는 부모에 대한 불만 중 한 가지가 믿어주지 않는 것이고 따라서 바람도 역시 자신을 믿어주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박찬석 전 경북대 총장의 일화는 믿어 주는 힘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를 보여 주는 사례입니다. 이런 글이 있습니다. 나는 경북의 아주 가난한 시골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아버지는 가정 형편도 안 되고 머리도 안 되는 나를 대구로 유학을 보냈다. 대구중학교를 다녔는데 공부하기가 싫었다. 1학년 8반, 석차는 68명 중 68등, 꼴찌를 했다. 부끄러운 성적표를 가지고 고향에 가는 어린 마음에도 그 성적을 내밀 자신이 없었다. 당신이 교육을 받지 못한 한을 자식을 통해 풀고자 했는데, 꼴찌라니……. 끼니를 제대로 잇지 못하는 소작농을 하면서도 아들을 중학교에 보낼 생각을 한 아버지를 떠올리면 그냥 있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잉크로 기록된 성적표를 1/68로 고쳐 아버지께 보여 드렸다. 아버지는 보통학교도 다니지 않았으므로 내가 1등으로 고친 성적표를 알아차리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 대구로 유학한 아들이 집으로 왔으니 친지들이 몰려와 “찬석이는 공부를 잘 했더냐”고 물었다. 아버지는 “앞으로 봐야제. 이번에는 어쩌다 1등을 했는가배” 하셨다. “명순(아버지)이는 자식 하나는 잘 뒀어. 1등을 했으면 책거리를 해야제” 했다. 당시 우리 집은 동네에서 가장 가난한 살림이었다. 이튿날 강에서 멱을 감고 돌아오니, 아버지는 한 마리뿐인 돼지를 잡아 동네 사람들을 모아 놓고 잔치를 하고 있었다. 그 돼지는 우리 집 재산 목록 1호였다. 기가 막힌 일이 벌어진 것이다. “아부지……” 하고 불렀지만 다음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달려 나갔다. 그 뒤로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겁이 난 나는 강으로 가 죽어 버리고 싶은 마음에 물속에서 숨을 안 쉬고 버티기도 했고, 주먹으로 내 머리를 내리치기도 했다. 충격적인 그 사건 이후 나는 달라졌다. 항상 그 일이 머리에 맴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17년 후 나는 대학 교수가 되었다. 그리고 나의 아들이 중학교에 입학했을 때, 그러니까 내 나이 45세가 되던 어느 날, 부모님 앞에 33년 전의 일을 사과하기 위해 “어무이…… 저 중학교 1학년 때 1등은요……” 하고 말을 시작하려고 하는데 옆에서 담배를 피우시던 아버지께서 “알고 있었다. 그만 해라. 민우(손자)가 듣는다”라고 하셨다. 자식이 성적표를 위조한 사실을 알고도, 재산 목록 1호인 돼지를 잡아 잔치를 하신 부모님 마음을, 박사이고 교수이고 대학 총장인 나는, 아직도 감히 알 수가 없다. 허물어 덮어주면 벽이 허물어집니다. 관계의 폭이 넓어집니다. 세상살이가 팍팍하다고 느끼는 것은 어쩌면 허물을 덮어주기 보다 들춰내려고 하고 작은 허물도 큰 것으로 확대해석하기 때문 아닐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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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향기 #자녀교육 #가족 #이병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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