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바로가기

본문으로 바로가기



넷향기 동영상

넷향기 동영상

유근택작가의 샤워

2013-03-21 04:00 | 추천 0 | 조회 92

아침에 눈을 뜨고 일어나면 저마다 다양한일을 하겠지만 공통된것은 집밖을 나가기전에 몸을 씻을 겁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몸을 씻는 다는 것은 의식처럼 치뤄진다고 보여지는 데 여러분이 보시는 이 그림은 유근택이라는 작가의 샤워라는 작품입니다. 유근택은 현재 우리나라의 동양화단에서 가장 두드러진 작가라고 생각됩니다. 그는 일상의 모든 다양한 것들을 마치 사진을 찍듯이 거침없이 잡아내고 그것들을 감각적인 붓질로 문질러내는 아주 특별한 작가입니다. 대개 기존의 동양화하면 고리타분해보이는 산수화, 공들여 파듯이 그려낸 꽃그림같은 것들을 떠올리지만 이 작가는 그런 경계없이 자신의 삶에서 만날수 있는 모든 장면들을 회화적으로 담아내는 재능을 가지고 있는 작가입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샤워라는 작품을 흥미롭게 보는 데 이 샤워는 흰색 타일로 마감이 된 작은 욕조에 들어가서 샤워기에 물을 틀고 자신의 몸을 닦고 있는 장면을 그렸습니다. 머리를 막 감고 있는 것 같은 데 벌거벗은 자신의 몸뚱이를 사정없이 물줄기들이 때리고 있고 그 밑에는 세면대가 있고 비누나 샴푸등 욕조기구들이 놓여져 있고 녹색의 바탕 타일이 깔려져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흰색과 노랑색이 부분적으로 언혀서 문질러져있고 마치 샤워기에서 쏟아져나오는 물줄기가 실제 흘러내리는 것처럼 박진감있게 그려져있는데 전체적으로는 불명로해보이는 흔들리는 듯한 붓질입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맨앞에 나와있는 세면대도 그렇고 물줄기를 맞고 있는 몸도 그렇고 욕조 안도 그렇고 약간 흔들리듯이 명확하거나 선명한 윤곽선없이 경계들이 무너지면서 문질러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것을 보는 순간 우리는 이 세계가 시간의 지배를 받으면서 걷잡을수 없이 흘러다니는 시간이지 고정될수 없다는 당연한 사실을 깨달을 겁니다. 그런데 그림이나 사진은 조금 모순적인데 왜냐하면 시간의 지배를 받아서 흘러가버리는 장면들을 응고시켜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렇기때문에 사진으로 찍거나 그림으로 그려낸들 그 세계를 온전히 포착하기는 어렵습니다. 세계는 고정될수 있는 것이 아니라 계속 사라져버리는 것들입니다. 내가 지금 바라보는 풍경은 있는 것 같지만 내가 바라보는 순간부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라져버리는 것들입니다. 유근택은 그렇게 사라져버리는 이례적일수밖에 없는 세계를 포착하기 위해서 흔들리는 붓질을 의도적으로 끌어드렸습니다. 기존의 그림이 대게 명확하고 정확하고 딱 떨어지는 윤곽선속에 채색을 집어 넣어서 사물을 고정시켜버렸다면 그림은 우리한테 덧없이 흘러가버리는 사라졌다 출몰하기를 거듭해버리는 그런 세계의 한 순간을 환각처럼 안겨주고 있습니다. 그러기위해서 붓질들은 빠르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두번째 이 작품은 기존의 동양화의 작품들과 다르게 아주 비근한 일상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욕조에서 자신의 몸을 씻고 있는 장면은 매일매일 반복되는 것들입니다. 그러나 그것을 작가는 그리고 있습니다. 벌거벗은 몸이 물로 씻겨지고 있는 장면은 마치 정화의식, 자신의 몸의 때를 벗기기도 하겠지만 자신의 지난시간의 과호들을 지워내는 희석시켜버리는 여러가지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우리는 매일 세면대, 욕조안에서 자신의 몸을 씻고 새로운 하루를 기약할 것입니다. 그것도 매일 반복되는 비근한 일상입니다. 작가는 그렇게 전개되는 매일 일상의 한 장면인 샤워하고 몸을 씻는 장면들을 그림으로 잡아냈습니다. 그러는 순간 욕조에서 벌어지고 있는 샤워하는 전혀 그림이 될만한것이 아닌 것이 아주 매력적인 그림으로 환생하면서 우리한테 흥미로운 일상의 한 장면을 마치 영화의 한 컷처럼 제공해 주고 있습니다. 그림은 특정한 것을 그리거나 이런 방법론으로 그린다고 하는 경계를 갖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없이 많은 작가들은 그림은 꽃, 아름다운 자연풍경, 누드를 그려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반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미술은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미술은 모든것을 그릴수 있고 다양한 방법으로 그릴수 있는 것입니다. 그와 동시에 좋은 미술은 작가가 자신의 본색에 대해서 자신이 의미깊게 접한 장면을 매력적으로 기술하는 것들입니다. 유근택의 이 샤워장면은 하등의 그림의 소재가 될만한 것도 아닌것 같지만 우리한테 새삼 하루를 시작하는 샤워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쏟아지고 흘러가는 물과 시간을 그림은 어떻게 잡아낼수 있는지를 흥미롭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목록

#

등록

관련영상

추천하기 스크랩 SNS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