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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음식이야기 ①

2013-03-07 04:00 | 추천 0 | 조회 13

우리나라의 많은 전통들이 순전히 우리 것인 것이 없습니다. 흘러 온 전통문화도 다문화의 줄기 속에 있습니다. 처음엔 이상하게 들릴 것 같은데. 따지고 보면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특히 인간이면 누구나 먹는 욕구가 있고, 입맛만큼 간사한 것도 없다 싶습니다. 음식은 한 나라의 문화를 대표하는 것으로 단연 독보적인 분야인데, 이 음식에서야말로 보이지 않게 다문화적 요소가 많다는 것을 말합니다. 1) 먼저 김밥을 이야기하면, 김밥의 종주국 하면 일본이다. 물론 우리나라의 김밥으로서의 특징이 따로 있기는 하지만, 발상지는 일본인데, 국가 간의 첨예한 신경전이 일어나거나, 독도 문제 같은 화를 불러오는 때가 있으면, 그렇잖아도 역사적으로 별로 안 좋은 관계에서 일본에 대해 예민해지고 더 나아가서는 한 국가의 불매운동까지도 일어나곤 한다. 그러나 먹는 것은 예외다. 아무리 화가 나도 맛있는 김밥은 먹는다. 라면도 일본이 종주국이라고 하지만, 이미 우리 것이 되어버렸듯이, 음식이란 이성적인 문제에서 예외사항이다. 2) 장은 콩으로 만들고 이 콩의 원산지가 만주지방이다. 북경. 산동반도, 요서. 요동지방에서 콩이 나오고 여기에서 장이 시작된다. 그렇다면 중국이 무엇이든지 종주국이 되느냐 하는 것인데. 그건 아니다. 지금 언급한 이 지역이 예전엔 중국이라고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중국은 수많은 서로 다른 문화를 흡착기처럼 짝짝 빨아들이는 점이 있다. 그래서 자기 것으로 재빨리 만들어버린다. 중국의 한족이 중국을 지배했던 역사는 수 천년 동안 40년밖에 안 된다. 그러나 그들은 자기의 역사로 만들어버린다. 아무튼 콩도 만주지방에서 만들어진 관계로 청나라에서 온 장이라 해서 청국장이라 하지 않는가. 지금 우리나라의 어느 지역에서는 당나라에 온 장이라해서 당국장이라고 부르는 지방도 있다고 한다. 3) 부대찌개는 미군부대가 들어오면서 거기서 나온 여러 가지 미군부대의 음식깡통 속의 찌꺼기들을 모아서 우리의 김치를 넣고 끓여먹은 데서 시작되었다. 지금은 부대찌개 전문점들이 대거 들어설 정도로 우리와 아주 밀착된 음식이 되고 있다. 자장면이 우리고유의, 또 추억의 음식이듯이, 부대찌개는 미국의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음식이다. 우리는 우리의 입맛으로 재창조하는 특별한 재주가 있다. 스파게티도 그렇고 피자도 그렇고 대중화가 되어 있는데, 정작 원산지라고 하는 이탈리아나 유럽에 가면 그렇게 맛깔스럽지 않다고 하지 않나? 우리는 우리입맛에 맞게 재창조하는 문화르네상스를 항상 겪어 온 것이다. 이러한 것을 다른 분야에서도 만들어야 한다. 문제는 긍정적으로 타문화를 수용하려는 마음으로 시작해서 흡수와 융합. 그리고 재창조 등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4) 국수를 말씀드릴 것 같으면, 국수라는 자체가 지금의 중국북부지역 쯤에서 생겨났다고 하는데, 그것이 인류의 이동과 함께 어디로 가면 스파게티로 굳어지고, 어디로 가면 쌀국수가 되고 또 어디로 가면 우동이 되고, 아니면 칼국수가 되든가. 각 지역으로 넘어가면서 자기네 문화에 맞는 국수가 형성된 것이다. 지금의 다문화도 얼마든지 문화의 재창조의 기회로 만들 수 있다. 정말 좋은 기회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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