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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덕 작가의 일상

2013-02-27 04:00 | 추천 0 | 조회 83

우리가 사는 집은 삶이 영위되는 공간이기도 하고 살고 있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미적인 취향, 기질, 여러 가지 심리적인 것들을 보여주는 물건들이 가득한 곳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집을 볼 때마다 그 사람들은 실내를 어떤 식으로 장식하고 있을까? 그 사람들과 함께 하고 있는 물건들은 어떤 것일까? 하는 궁금증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누군가의 집이나 사무실을 방문할 때는 그 사람이 소유하고 있는 물건이나 여러 가지 사물들을 유심히 관찰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이런 물건들은 말은 없고 침묵으로 젖어져있지만 그 물건을 사용하고 있는 주인의 성품, 취향, 복잡한 것들을 발산하고 있는 희한한 것들입니다. 사물은 말하지 않지만 수없이 많은 사연들을 간직하고 있고 그것을 애용하고 사용하고 있는 주인의 모든 것들을 드러내고 있는 매력적인 것입니다. 김경덕이라는 사진 작가는 부산에 살고 있습니다. 이 작가는 흥미로운 작가인데 흔한 핸드폰도 없고 작업실이 특별히 있는 것도 아니고 오로지 자신의 집에서 작업하고 생활합니다. 그래서 이 작가와 연락을 하려면 집으로 전화를 해야 합니다. 또 하나 흥미로운 것은 김경덕이라는 작가는 사진작가인데 우리가 흔히 사진작가라고 하면 집밖을 나와서 그럴듯한 풍경, 순고하고 장엄하고 아름다운 자연공간을 애써 찾아서 찍거나 새로운 것들을 발견해서 찍는 것이 사진 작가들의 주된 일인데 이 작가는 집안에서 작업을 합니다. 집안에 있는 모든 것들을 사진으로 담아내고 있는 특별한 작가입니다. 집을 찍는 다는 것은 일상을 찍는 것이고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는 물건들을 찍는 것이고 그 공간속에서 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찍는 것입니다. 제목은 김경덕의 일상이고 부제는 보물이라고 적혀있습니다. 이른 아침에 막 일어나서 자신이 밤새 드러누워서 잠을 청했던 이부자리, 방바닥, 이불 옆에 놓아두었던 몇 권의 책, 시계 등이 놓여있는 그야말로 비근한 방바닥 풍경입니다. 노랑 콩기름을 먹인 장판은 반들대고 창가로 스며든 아침햇살이 반사를 해서 하얗게 번져 있습니다. 뽀송뽀송한 솜이불과 붉은색의 베개를 감싼 천, 그리고 머리맡에 잠들기 직전까지 보았었던 책이 두 권 놓여 있는데 위에 놓여 있는 책은 페르메이르라고 하는 네덜란드의 유명한 작가인데 그 작가의 진주 귀고리 소녀라고 하는 유명한 소설이 표지로 있는 화집인 것 같습니다. 탁상용 시계와 안약, 렌즈 통으로 보이는 사물이 놓여있습니다. 너무 일상적인 풍경이라 우리가 흔히 사진으로 찍어두거나 담아두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작가는 매일 자신의 일상이 전개되는 방바닥과 이부자리, 베개, 책, 시계 등을 찍었습니다. 이 작가는 이런 것들을 시리즈로 찍었는데 거의 매일 아침마다 찍었습니다. 그때마다 거의 똑같은 방바닥이고 이불이고 베개지만 그 앞에 놓인 책이 다를 것이고 시계의 위치가 다를 것이고 이러저러한 사물들이 다를 것입니다. 일상이 이렇다는 애기입니다. 일상은 매일 반복되고 별다른 변화가 없는 것 같지만 그 속에 섬세하고 미세한 차이를 발생시킵니다. 그런 것들이 모여서 결국 일생을 이룹니다. 또한 방바닥이나 집안은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유심히 들여다보면 노랑 장판, 빛이 들어와서 번지고 있는 아름다운 빛의 색깔들, 하얀 이불면천, 붉은색 베개, 책자에 있는 칼라등이 모여서 색의 조화를 이루고 개별적인 사물들이 빚어내는 조화로움이 아름다울 수 있음을 우리한테 새삼스럽게 환기시킵니다. 아름다움은 산속이나 자연, 누드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일상에 수없이 많은 사물들과 그것들의 배치와 색채들이 만들어 낸다는 얘기를 하고 싶은 겁니다. 즉 아름다움은 이미 선언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들에 의해서 만들어지거나 읽힐 수 있다는 중요한 얘기를 해주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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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향기 #웃음 #이요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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