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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아가 가장 큰 피해자라고요?

2013-02-14 04:00 | 추천 0 | 조회 15

안녕하십니까? 부부 Fun 더하기 이병준입니다. 아들 둘을 둔 엄마가 상담을 왔습니다. 얼굴만 봐도 얼마나 힘겹게 살고 있는지가 보입니다. 힘도 하나도 없고 삶의 모든 의욕도 잃고 지칠대로 지쳤다는 것을 표정과 몸으로 말해 줍니다. 다 큰 아들 둘을 상대하는 엄마는 정말 힘듭니다. 오죽하면 이런 유머가 떠돌고 있지 않습니까? 아들 하나에 딸 둘이면 금메달, 딸만 둘이면 은메달, 아들 하나 딸 하나 둔 집은 동메달, 아들만 둘인 집안은 메달순위에 없답니다. 목메달이라고 하죠. “딸 둘 둔 부모는 비행기 타고 해외여행가고 아들만 둘 둔 부모는 양로원 간다.” 는 말도 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아들이 식은 밥 신세가 되고 있죠. 입양되는 아동들의 경우도 딸을 선호하는 현상이 너무 극렬하게 대조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성장기 남자 아이가 보이는 어떤 현상들은 지극히 정상일 수 있습니다. 중고등학교 다닐 때 쯤이면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분비되기 시작하는데 아이들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거죠. 어떤 정신과 의사는 “청소년 시기가 되면 지 랄 호르몬이 용천한다.” 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는 분도 있더군요. 그래서 남자 아이 둘 키우는 엄마는 외모부터 달라지게 되어 있습니다. 굵어진 팔뚝, 앙칼스러워진 목소리, 양쪽으로 치켜 올라간 눈썹... 어느새 남성화가 되어 버린 거죠. 정말 힘듭니다. 정말 고상한 여자이고 싶은데 말이죠. 그러나, 아들은 싸움의 대상이 아닙니다. 흔히 문제를 일으키는 상황으로만 보면 아들이 문제이지만, 가족치료에서 볼 때 문제를 일으키는 그 아이가 가장 큰 피해자가 될 수 있고 가장 아픈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흔히 이 이야기를 상담실에서 하면 엄마들은 의외라는 표정을 짓습니다. 분명히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것 맞는데 어떻게 문제를 일으킨 아이가 피해자라는 거죠? 라고 묻습니다. 가해자이면 가해자이지 피해자는 절대 아니라고 고개를 옆으로 흔듭니다. 그러나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문제아야 말로 가장 큰 피해자입니다. 아이가 어떤 문제를 일으켰을 때, 그것 때문에 문제아로 보기 시작하면 그것은 아이의 이마에 딱지를 붙이는 결과가 됩니다. 마치 주홍글씨처럼 누구나 아는 ‘문제아’가 되는 거죠. 그렇게 되면 아이는 딱지를 붙이게 됩니다. 이것을 스티그마 효과(stigma effect)나 낙인효과(labelling effect)라고 합니다. 다른 사람들로부터 부정적인 낙인이 찍히면 계속 그 낙인이 찍힌 쪽으로 변한다는 것이죠. 그러니까 부모가 계속 어떤 문제를 가진 아이, 예를 들어 우리 아인 ADHD를 가진 아이라고 말을 하면 아이는 계속 그 방향으로 가게 됩니다. 게다가 그 아이가 '피해자'일 뿐 아니라 '공로자'라는 말까지 하게 되면 부모의 표정은 거의 멘탈붕괴 멘붕상태입니다.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한다는 것이죠. 가족치료(family therapy)에서는 문제아를 I.P(Identified Patient, 지정된 환자)라고 합니다. 가족의 모든 문제를 도맡아 드러내는 존재라는 뜻입니다. 겉으로 보기엔 끊임없이 문제를 일으키는 ‘트러블 메이커’인데, 어떤 면에서는 문제를 일으켜 줌으로써 다른 가족구성원들이 기능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는 뜻에서 ‘공로자’라는 또 다른 별칭을 얻게 됩니다. 아이가 어떤 문제행동을 일으키면 온 가족들의 소원은 오로지 그 아이가 문제 행동을 일으키지 않기를 희망하고 그렇게 하지 않기 위해서 일종의 동맹관계가 형성됩니다. 사이가 나쁜 부부관계도 아이의 문제라는 더 큰 공통과제가 있으니 그 문제부터 해결해야하는 공통의 과제가 만들어져 일시적인 화합이 이뤄지고 위장된 평화라도 생겨나게 됩니다. 즉 자신이 끊임없이 악역을 해야 다른 가족들이 각자의 기능대로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어떤 면에서 자신의 성장을 포기하고 가족을 위한 공로자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표면적으로 나타난 결과 때문에 늘 가해자란 딱지, 문제아란 딱지가 붙어 있게 되죠. 더 큰 문제는 아이가 그런 역할을 하는 동안 정작 자기 자신을 위한 성장이 멈춰 있었다는 점입니다. 그러니까 한 번 더 말하면 문제아라는 딱지를 붙이는 순간부터 그 아이의 심리적 성장은 멈춰 있었다는 겁니다. 그때의 관점으로 세상을 살아갑니다.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것도 그렇지요. 그럴수록 더 큰 좌절감을 느끼고 더 힘겨워 하는데, 겉으로 일으키는 문제가 있으니 도움 받을 데가 없게 되는 거죠. 그래서 그 아이는 이중의 고통을 겪고 있는 겁니다. 그 아이가 일으키는 문제의 이면에서 “please help me” 라는 메시지가 들어있는 겁니다. 만약 도움이 없으면 문제행동, 예를 들어 ADHD같은 명백히 드러나는 ‘문제’ ‘증상’을 붙들고 있어야 하죠. 나를 보호하는 하나의 안전장치니까요. 또 언제든 들이밀기만 하면 먹을 것, 입을 것,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 면죄부가 주어지는 암행어사의 마패와 같은 파워를 가진 것이니까 말입니다. 그래서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 그동안 문제행동을 일으키느라 마음이 영양실조에 걸려있는 그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문제에 대한 지적과 분석이 아닙니다. 문제 행동 때문에 받지 못한 다른 사람들의 사랑, 관심, 따뜻함, 우정, 배려, 격려가 더 필요하지요. 아무리 문제행동을 일으킨다 하더라도 존중 받을 자리에서는 존중 받아야 합니다. 그 아이도 사실은 자기 나름의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니까요. 지금도 여전히 자신의 욕구를 제대로 표현할 줄 모른다. 협상하는 법도 모르고 자신의 필요를 오로지 유아기적인 태도와 방식으로만 고집할 것입니다. 그러면 그럴수록 아이는 심리적으로 배가 고플 것이다. 틱낫한 스님께서 말했습니다. “이해하지 못한 채 더 많이 사랑할수록 다른 사람을 더 괴롭히게 된다. 사랑의 행위가 자신의 결핍감을 메우려는 의도를 가지고 장삿속 같은 행위가 될 때 자신과 주위 사람들을 괴롭히게 된다.” 라는 말이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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