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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근택 작가의 방안 풍경

2012-10-18 04:00 | 추천 0 | 조회 70

이 그림은 유근택작가의 작품입니다. 유근택은 홍익대학교 동양화과를 나오고 지금은 성신여대 교수로 재직중입니다. 제 생각에는 현재 동시대의 동양화 영역에서는 가장 주목을 많이 받고 있는 작가라고 생각됩니다. 일단 그리는 소재가 너무 재밌고 그림을 그리는 기법도 흥미로운 작가입니다. 얼핏봐서는 동양화인지 서양화인지 구분이 가지 않습니다. 이 그림은 한지에 먹과 호분, 채색물감을 써서 그리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동양화 재료를 가지고 이전하고는 다른 방식으로 새롭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는 여전히 동양화라고 말해볼 수 있습니다. 동양화라고 말할때는 전통적인 동양화 재료를 통해서 새로운 발언을 해낼수도 있고 이전에 동양화의 영역이었던 것들을 새롭게 계승하는 작업이라고 말할수도 있습니다. 이 작가의 작업은 한지에 먹과 모필이라고 하는 전통적인 동양화 재료의 특성을 통해서 현재의 풍경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산수나 사군자를 그리는 것이 아니라 현재 자신이 살고 있는 거주 공간을 주로 그리고 있습니다. 또는 일상적인 삶의 풍경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 그림은 자신의 아파트 내부입니다. 유근택작가는 자신의 방에 놓여져있는 수없이 많은 물건들을 그렸습니다. 개별적인 물건들이 놓여져있는데 그것이 마치 다 살아서 움직이는 생명체처럼 다가온다는 것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집안 풍경을 그렸다는 것은 저로써는 굉장히 흥미롭게 보고 있습니다. 일상의 풍경들을 그리되 그 안에 놓여져있는 개별적인 사물들이 살아서 움직이면서 다가오는 것처럼 그리고 있다고 하는 것도 역시 인간중심적인 사고방식이라기 보다는 사물과 인간을 대등하게 보고 있는 그런 인식의 발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또 하나 이 작가는 유심히 방안을 들여다보다가 거기에 놓여져있는 수없이 많은 물건들이 흐트러져있는 것을 바라보면서 거기에서 어떤 이야기를 듣는 사람입니다. 한쪽 귀퉁이에 몰려있는 물건들과 마룻바닥으로 펼쳐져 있는 물건들을 마치 실제 풍경처럼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풍경은 단지 자연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마루도 풍경이 될 수 있고 거실도 풍경이 될 수 있고 안방도 풍경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벽, 바닥, 베란다, 건너편 아파트동이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풍경화가 되고 이 작가는 그것을 하나씩 섬세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또한 호분을 섞어서 옆으로 문질러서 그리다보니까 명확한 형태나 선이 있기보다는 그것이 흔들리면서 마치 떨고 있다는 느낌을 줍니다. 그래서 이 그림은 얼핏보면 굉장히 영상적입니다. 주어진 종이에 모필과 먹으로 그려진 부동의 그림이지만 옆으로 누워서 흔들리는 터치를 통해서 경계를 지우다 보니까 이 그림속에 들어와있는 모든 존재들은 다 떨고 있습니다. 떨다보니까 명확한 형태를 가지고 있지 못해서 우리들로 하여금 어질어질한 느낌을 주면서 마치 영상이미지를 접하고 있다는 느낌을 줍니다. 이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오늘날 모든것이 다 영상적으로 영상이미지가 주도되고 있는 사회에 정적인 회화가 할 수 있는게 뭘까? 이 작가는 정적인 화면내에서 그 불안한 떨림, 유동적인 흔적들은 남기면서 매우 매혹적인 영상적 화면을 남기고 있습니다. 또 하나 정적이고 말없는 침묵으로 결여진 사물들이 떨리는 붓질에 의해 되살아나서 다 저마다 살아있는 존재로 우리한테 다가오고 있다고 하는 것. 사물은 죽어있는 것이 아니라 마치 살아서 존재하고 있는 것처럼 우리한테 그 풍경을 안겨준다는 것입니다. 그로 인해서 매우 익숙한 방안 풍경이 사실은 굉장히 기이하고 낯설고 매혹적인 풍경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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