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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환 작가의 황금의 링 조각

2012-09-28 04:00 | 추천 0 | 조회 63

여러분이 지금 보시는 작품은 전시장 장면을 찍은 사진입니다. 이곳은 전에는 로뎅갤러리, 지금은 플라토라고 하는 전시장입니다. 이 공간은 아주 세련되고 멋뜨러지고 품위있는 그런 전시공간입니다. 알다시피 작품은 특정한 전시공간에 놓여지고 전시됩니다. 따라서 작품은 주어진 공간과의 긴밀한 연관속에 자리하고 있지 어떤 공간을 배제하고 작품을 논할 수는 없습니다. 전시가 된다는 것은 특정한 공간에 작품이 들어가서 공간이 갖고 있는 물리적인 어떤 조건들과 끝없이 기량하는 그런 관계를 유지한다고 말해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때문에 작가란 존재들은 작업실에서 작업은 하지만 내 작품이 놓여질 공간이 어떤 곳인가에 대한 충분한 스터디, 사고속에 그 공간에 어떻게 어떤 크기로 내 작품을 설치할까 라는 것들을 신중하게 생각해야 됩니다. 오로지 그러한 맥락에서만 이루어진 작품을 우리는 설치라고 말해볼 수 있습니다. 설치는 결국 작품자체라기 보다는 작품이 공간속에 들어가서 공간과 어떤 관계속에서 삶을 사느냐라고 하는 것들을 좀 더 주안점을 두고 강조하는 스타일입니다. 이 전시장에 배영환이라는 작가의 전시가 있었는데 오른쪽에 보셨을때 검은색의 청동으로 세워져있는 것은 '로뎅의 지옥문'이라는 작품입니다. 로뎅은 알다시피 프랑스의 조각가이고 20세기의 대표적인 현대조각의 문을 연 조각가이인데 이 조각가의 작업이 우리나라에 로뎅갤러리에 들어와 있습니다. 알다시피 조각은 캐스팅, 복제가 가능합니다. 판화, 사진, 조각은 특히 청동으로 만든 브론즈 작업들은 복제가 가능한데 그런것들은 모두 에디션 넘버가 있습니다. 판화는 1/10, 2/10 이렇게 되어있습니다. 그것은 총 10장의 에디션을 찍은 것 중에서 2번째 작품이라는 얘기입니다. 조각도 그런 에디션 넘버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들어와있는 로뎅조각은 6번째로 알고 있습니다. 무한정 찍을수는 없고 제 생각에 로뎅은 7개, 8개가 마지막일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여러분들이 판화를 사실 때는 에디션 넘버의 앞자리수가 적은 것을 사는 게 좋은 것이고 조각도 브론즈라면 에디션 넘버를 확인해보셔야 됩니다. 지옥문이 있는 앞에 덩그러니 황금색으로 권투나 전투기가 전개되는 링을 만들어서 설치했습니다. 실제 그 자리에 있는 링이 아니라 작가가 그 장소에 가져다 놓겠다고 의도적으로 만든 가짜링입니다. 링에는 사람이 부재하고 황금색으로 도금된 호화로운 링만이 있을 뿐입니다. 사실 앞에 권투글러브 한쌍이 놓여져 있는데 지옥문 앞에 놓여져있는 권투선수의 링이라는 것은 착잡한 어떤 느낌을 불러일으킵니다. 아마 배영환의 의도는 이런것 같습니다. 오늘날 삶을 사는 모든 이들은 마치 이렇게 사각의 링에 올라가서 내가 죽든가 상대방을 죽이던가 결사적으로 싸워야지만이 생존을 지탱시킬 수 있는 그러한 어떻게 보면 비인간적인, 어려운 삶의 구조로 내몰리고 있다고 하는 것들을 이렇게 날카로운 풍자로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눈을 뜨고 몸을 씻고 식사를 하고 각각 학교나 직장이라는 생활전선에 나가면 하루를 누군가와 치열한 경쟁구도속에서 그 누군가를 이겨야지만이 살수 있는 냉혹한 사회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사회자체가 끝없이 생존경쟁을 통해서 그 누군가를 적대시하고 그 누군가와 경쟁을 통해서 이겨야지만이 성공할 수 있다고 하는 것들을 뼈저리게 심어주고 있는 시스템이라고 말해볼 수 있습니다. 어쩌면 배영환은 이렇게 우리 모두가 지옥문 앞에서 결사적으로 한판 붙어서 싸워나가는 일을 매일매일 치루고 있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서 가짜링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실제 전시는 끝났지만 제가 전시장가서 봤을때 링앞에서 착잡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치 권투선수가 링 위에 올라서 어떤 결과를 낼수는 없지만 상대방하고 결사적으로 싸워야지만이 링을 나올수 있는 처열하기도 하고 절박하기도 하고 비장한 느낌을 가지면서 우리가 매일매일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혹은 우리 사회가 이 자본주의 시스템이 그런식의 삶을 끝없이 강제하는 것은 아닌가 그러한 피말리는 경쟁구도에서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 삶의 돌파구를 출구를 마련해야 되는가 하는 여러문제를 생각하게 해주는 개념적인 설치작업이 바로 배영환의 조각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날 작가들의 작업은 무언가를 아름답게 재연하거나 만들어내는것에 종사한다기 보다는 우리로 하여금 도대체 우리사회, 시대, 삶, 인간에 대해서 뭘 생각해야 되는지에 대해서 고민거리, 생각거리를 안겨주는 작업을 하는 것을 오늘날 많은 작가들의 작업에서 만날수 있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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