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바로가기

본문으로 바로가기



넷향기 동영상

넷향기 동영상

박형진작가의 금붕어 세마리

2012-09-12 04:00 | 추천 0 | 조회 16

집에서 어항을 갖고 금붕어나 물고기를 키우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이전에는 다방에 어항과 수족관들이 있어서 거기에 붉은색 금붕어들도 돌아다니고 이러저러한 물고기들을 키웠던 것을 본적이 있습니다. 왜 다방에는 어항이 있었을까요? 어항은 어떻게 보면 실제자연을 인간의 삶으로 편입하기 위해서 축소시키거나 인위적으로 만든 가짜자연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마치 물속을 고스란히 내눈앞에 현존시킨다고 할까요. 분재, 수석, 화단, 화병, 어항도 그렇고 사실 이런것들은 실제 자연계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들을 인간의 삶에 가까이 축소시키고 굴절시켜서 끌어온 하나의 결과라고 말해볼 수 있습니다. 박형진이라는 작가는 자신의 집안에서 키우는 금붕어 세마리가 둥둥 떠다니는 어항 하나를 두손으로 받쳐들고 있는 장면을 아주 해학적으로 그렸습니다. 박형진이라는 작가의 그림은 굉장히 쉽고 편하고 흔히 말하는 아이들 그림같다고 할까요. 많은 작가들이 아이들 그림같은 그림을 원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여러분 잘아시는 장욱진작가나 이런 작가들의 그림은 나이든 작가들이지만 마치 동심에 젖어서 그린것처럼 아주 소박하고 아이들 그림의 맛이 물씬거리는 작가들입니다. 박형진또한 보면 굉장히 삽화적이고 일러스트레이션 적이라고 할까요. 정교하고 세련되게 매만지기 보다는 어눌하고 대충그린 것 같지만 묘한 매력이 있는 그림을 그리는 작가입니다. 또 하나는 그림의 스타일뿐만 아니라 마음이 저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 작가는 현재 시골에서 과수원을 하면서 그림을 그리는 작가입니다. 전에는 사과농사를 짓다가 지금은 매실농사를 짓는데 시골생활을 하는 틈틈히 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사실 그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나 이 작가에게 자연에서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먹고 살고 위한 과수농사를 짓지만 자신이 작가이기때문에 틈틈히 그림을 그리는데 과수농사를 짓고 시골에서 생활하다 보니까 생명체의 소중함, 자연의 위대성을 어떤 작가들보다도 우선적으로 실감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작가는 새싹도 그리고 사과도 그리고 이러저러한 꽃나무도 그리지만 지금 보시는 것처럼 어항에 엄마, 아빠, 아들, 딸같은 가족을 연상시키는 금붕어 세마리가 둥둥 떠다니는 그림을 두손으로 받쳐주고 있습니다. 그것은 비록 작고 제한된 협소한 어항이지만 그 어항속에 있는 생명체들을 소중히 길러내거나 보살피겠다는 의지를 보여줌과 동시에 가족의 소중함, 가족구성원들의 사랑, 화목이라고 하는 것들도 얼핏 떠올려주는 그런 그림입니다. 아마 자연에 생활하면서 물론 자연뿐만 아니라 도시에서도 어항들은 접하겠지만 그러한 어떤 미물이지만 그저 하나의 완성용으로 가져다 놓은 어항일지언정 그 어항속에 있는 금붕어 가족들을 섬세하게 살피면서 그것과 자신의 가족의 동일시를 깨달으면서 금붕어 가족이나 나의 가족이나 금붕어라는 생명체나 나라는 생명체나 하등에 분리되지 않고 동일한 존재라고 하는 것들을 일깨워주는 그런 그림이라고 생각됩니다. 저는 이런 그림이 바로 생태적이라고 생각됩니다. 생태적이고 생명주의적인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말해볼 수 있습니다. 또한 그런 그림이 누구에게도 쉽게 전달될수 있고 소통될 수 있도록 어법자체를 상당히 단순화시키고 누구나 이해할수 있기 편하게 그림을 그려내고 있다는 사실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보여집니다. 이런 작가들은 자신의 일상적인 삶의 경험과 그림이 분리되지 않는 작가들입니다. 그림이 먼데 있거나 그림이라는 특화된 영역이 있는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에서 만나고 접하는 모든 장면들안에서 소중한 의미를 끌어내고 그것을 통해서 무언가를 전달하려고 노력하는 작가들이 저로써는 상당히 좋은 작가라고 생각됩니다. 미술이 우리들의 삶과 분리되어 있는것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에서 유일한 모든 문제를 미술적으로 해명하는 것 그것이 바로 미술이라는 사실을 박형진의 작은 어항 그림은 우리한테 새삼스럽게 깨닫게 해줍니다. 금붕어 세 가족을 두손으로 받치고 있는 이 작품을 통해서 우리는 자연계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 인간 중심주의적인 사고가 아니라 인간과 함께 대등한 삶을 영유할 권리가 있는 생명체들에 대한 소중한 인식을 한번 깨달아 보는 그런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목록

#

등록

관련영상

추천하기 스크랩 SNS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