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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희작가의 풍경화

2012-08-16 04:00 | 추천 0 | 조회 59

모든 풍경화는 이미 존재하고 있는 세계를 대상으로 하지만 사실 풍경을 그린다고 했을때 풍경은 결국 작가의 마음속에 혹은 경험속에 들어있는 풍경을 찾는 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풍경화를 그린다는 것은 단지 있는 풍경을 그린다기 보다는 그것을 그리고자 하는 작가의 마음속에 있는 이상적인 풍경에 대한 경험, 생각들을 가지고 그것에 맞는 실제 자연을 찾아 다니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다시말해서 풍경화를 그린다는 것은 단지 있는 풍경을 보고 재연한다기 보다는 그 풍경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작가들의 원형에 대한 생각들이 투사되는 것이라고 말해볼수 있습니다. 이 그림도 역시 풍경화입니다. 흑백으로 단오하게 나눠져있는 그림은 수목화 같기도 하고 수채화 같기도 한데 사실 이 작업은 동판화입니다. 동판이라는 것은 동으로 이뤄진 철판에 가는 바늘, 리들을 계속 쪼아서 구멍을 만들어 이런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굉장히 힘겹고 고된 노동을 요구하는 판화기법입니다. 강승희라는 작가는 현재 추계대학교에 재직중인데 오랫동안 동판화를 전문으로 했었던 작가입니다. 작가들마다 다양한 재료를 다루는데 그것은 결국 작가의 체질,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것에 적합하기때문에 그런 매체를 선택한다고 말해볼 수 있습니다. 수채화, 유화, 판화, 조각, 돌, 나무, 유화물감, 파스텔이나 수채화를 다룬다는 것은 무언가를 표현하기 위한 단순한 재료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그 재료의 물리적인 속성, 재료로 인해서 불가피하게 나오는 표현의 한계내지는 영역이라는 것이 작가가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부분과 잘 적합하게 맞아떨어지기때문에 그런 재료를 선택한다고 말해볼 수 있습니다. 제 생각에 어떤 한 작가란 존재는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것,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적합하게 들어낸다고 여겨지는 물질 하나를 가지고 끝까지 가는 사람들입니다. 누구는 유화를 가지고 누구는 동판화를 가지고 그 물질을 심화해낼때까지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만들어내고자 매진하는 자들이 작가입니다. 강승희라는 작가도 역시 동판화기법을 통해서 자신의 어떤 근원적인 풍경을 만들어 보이고 싶어하는 사람입니다. 이 풍경은 눈덮인 설경이고 눈이 가득내린 벌판에 자작나무 몇그루가 뛰엄뛰엄 서있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이건 실제하는 풍경이지만 실제하는 풍경으로 부터 받은 풍경과 감각을 굉장히 단순화 시켜서 흰색과 검은색의 두가지 색으로 깊게 절여낸듯이 만든 그림입니다. 그래서 동판화기법으로 만들어졌지만 화선지에 먹이 스며들고 번져서 만들어낸 수목화의 느낌이 납니다. 또 흰눈이 쌓인 들판은 마치 동양화의 여백같은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이 작가의 고향이 제주도입니다. 이 작가는 말하기를 제주도에서 태어나서 오랜세월을 살다가 서울에 와서 작업활동을 하고 있지만 자신에게 풍경은 항상 제주도의 풍경이 연상된다고 합니다. 많은 눈이 내린 벌판, 바닷가, 깊은 산, 드문드문 외로이 서있는 수직의 나무들 어쩌면 이 작가는 유년기를 보냈던 제주도에서의 광할한 이상적인 풍경을 마음속에, 기억속에 간직하고 있다가 이와 유사한 풍경을 찾으러 남한 곳곳을 헤매고 돌아다닌다고 합니다. 지금도 이 작가는 한달이면 일주일씩, 열흘씩 발닿는 대로 정처없이 이곳저곳을 떠돌아 다니다가 문뜩 만난 풍경 하나를 사진에 담고 스케치를 해와서 작업실에 돌아와 전광 동판의 표면에 깊은 바늘 침을 새겨서 자신이 원하는 이미지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결국 그가 보여주는 이 풍경은 굉장히 적조하고 명상적이며 한적한 풍경인데 이 풍경은 분명히 구체적으로 존재하는 실제 세계의 풍경이지만 사실은 이 작가가 간직하고 있는 어떤 근원적인 풍경, 유년기때에 보았고 기억과 추억속에 간절하게 남아있는 어떤 풍경하나를 찾아서 헤맨 결과가 작업으로 나왔다고 말해볼수 있습니다. 즉, 모든 풍경화는 돌이켜보면 한 작가의 근원적인 경험, 기억, 추억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어떤 이상적인 풍경 하나를 그려내는 일이라고 말해볼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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