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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은 왜 남을 비방할까?

2016-06-22 04:00:00 | 추천 0 | 조회 23

안녕하십니까? 부부 Fun더하기 이병준입니다.

어릴 적 가끔 약주 드신 아버지의 주사를 들을 때가 있습니다.

듣는 가족들은 아주 힘겹습니다.

어머니가 “또 시작이다.” 라는 푸념을 널어놓을 때 아버지의 주사가 반복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그 내용은 대부분 다른 사람을 비난하고 비방하는 일명 ‘까는’ 말들입니다.

어떤 친구들은 자기 아버지의 그런 언어들을 듣기 싫어 분노한다는데 전 솔직히 분노의 감정보다는 의문이 더 컸습니다.

왜 저렇게까지 다른 사람을 비난할까? 끊임없이 ‘까는’ 그 이면에 숨은 마음은 무엇일까? 무엇 때문에 저렇게 무서운 표정, 인상을 잔뜩 찌푸린 표정, 여차하면 뭐라도 다 부숴버릴 듯 화가 나 있을까? 궁금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싫어한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요? 알고 있다면 왜 그것을 무한반복 할까요?

운전대만 잡으면 쌍욕에 보복운전 한국은 전국 어딜 가나 도로에 나가면 거의 자동차 경주장 같습니다.

틀림없이 남자들이 울려대는 경적일 겁니다.

평소 점잖은 사람도 운전대만 잡으면 헐크로 돌변합니다.

조금이라도 굼뜨거나 방향지시등을 안 켜거나 끼어들면 즉각 욕설과 함께 잡아먹을 듯 덤벼듭니다.

그 분노의 이면에는 우월감이 깔려 있습니다.

자신은 그 사람보다 운전 잘 한다는 뜻이요, 그 사람들이 나만큼 못한다는 뜻이요, 자신만큼만 운전하면 교통사고 같은 것이 날 이유가 없다는 뜻입니다.

자신을 알아달란 이야기죠.

결국, ‘까는’ 언행의 이면 속에는 자신이 얼마나 괜찮은 사람인지를 봐 달라는 것입니다.

그 행위 때문에 객관적인 업적마저도 도매금으로 마이너스 부호를 붙게 만들어 점점 더 내면적으로 배고픈 상태가 된다는 것이 가슴 아플 뿐입니다.

객관적으로 잘한 부분은 인정하자... 남자들은 생존전문가로 길러졌기 때문에 무슨 일이 있어도 처자식만은 먹여 살려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가득합니다.

그러다 보니 경쟁이라는 개념이 늘 깔려있고 우월해야만 먹여 살릴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남자는 늘 우월에 대한 열망이 가득합니다.


저의 아버지는 목수로 평생을 사셨습니다.

그 지역에서 문화재 보수를 요청받을 만큼 인정받으시는 목수입니다.

그 시대 아버지들이 다 그랬지만 정말 무에서 유를 만드신 분입니다.

특히 한옥을 짓는 목수가 흔치 않은 곳이라 더더욱 희소가치가 큽니다.

아버지가 지은 한옥은 선이 유려합니다.

용머리의 곡선이 우아합니다. 기와를 올리는 기술은 가히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대학 때 여름방학이면 한옥 짓는 곳에서 아버지와 함께 일을 했던 적이 있어서 아버지의 일처리 하는 방식을 유심히 지켜보았습니다.

그런 아버지의 솜씨를 인정한 함양군청에서 용추계곡에 정자 하나를 세웠는데 그 모든 것을 총괄할 사람으로 아버지를 지목했고 도편수(都片手)란 직함을 주었습니다.

도편수란 집을 지을 때 책임을 지고 일을 지휘하는 우두머리 목수를 지칭하는 이름입니다.

가끔씩 그 비석에 새겨진 자신의 이름을 얼마나 자랑스럽게 생각하시는지 모릅니다.


우월감이 채워지면 비난은 줄어든다 그래서 한 번은 카메라는 들고 가서 아버지가 지은 정자사진을 전경, 일부, 구석구석 구도를 잡아서 사진을 찍어 전달해 드렸습니다.

그냥 육안으로 보는 것과 사진을 통해 보는 것은 전혀 다른 느낌입니다.

사진을 보시는 아버지의 표정에 만족감이 가득합니다.

심리학을 공부한 이후엔 화를 내는 그 이면에, 인정에 굶주린 어린아이, 홀로 모진 세월을 외롭게 지내왔던 한 남자의 모습이 보입니다.

그리고 그 우월감을 인정하고 채워주었을 때 아주 큰 만족감의 미소를 보게 됩니다.

사실, 우월감에 대한 인정 욕구는 아버지만의 것이 아닙니다.

저라는 사람 역시 우월감으로 똘똘 뭉쳐 있다는 것을 보게 되니까 말입니다.

또한 우월감에 배고픈 느낌을 충분히 느끼고 있으니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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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향기 #소통 #비방 #비난 #심리 #이병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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