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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대로 창작 젓가락을 만들어라- 젓가락 260년 이치하라(市原)

2014-09-04 04:00 | 추천 0 | 조회 11

안녕하세요. 홍하상입니다. 젓가락도 예술이다. 교토의 부엌인 니시키 시장 근처에 1764년에 창업한 이치하라 젓가락 가게가 있다. 일본 전체에서 가장 오래된 젓가락 가게이고, 일왕가에 젓가락을 납품하는 가게이다. 창업주인 헤이뵤에(平兵衛)는 오미(近江) 상인 출신이었다. 오미는 오늘날 교토와 맞붙어있는 시가현의 옛이름이다. 바로 그곳에서 헤이뵤에는 교토에 올라와 젓가락 가게를 시작했는데, 말년에 실력을 인정받아 교토 일왕가에 젓가락을 납품하는 어용상인으로 지정되었다. 일왕가에 물건을 납품하는 어용상인은 아무나 쉽게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업자 중에서 가장 최상의 물건을 납품하는 상인만이 지정된다. 헤이뵤에는 어용상인으로 지정된 후 일왕가로부터 이치하라(市原)이라는 성(姓)을 하사받았다. 헤이뵤에는 자신의 이름 앞에 이치하라를 붙여 이치하라 헤이뵤에로 상호를 바꾸고 이때부터 이치하라 헤이뵤에(市原平兵衛)가 이 상점의 정식 상호가 된다. 400종의 젓가락을 파는 가게 오늘날, 이치하라 젓가락 가게에서는 무려 400종이나 되는 젓가락을 팔고 있었는데 용도가 모두 다르다. 일본의 젓가락은 기본적으로 4종류로 나뉜다. 첫째는 젓가락의 몸통이 둥근 마루(丸)형, 몸통이 네모난 사각형, 그리고 양구(兩口)형과 편구(片口)형이 그것이다. 양구는 젓가락의 양쪽을 다 쓸 수 있는 것을 말하고, 편구는 우리도 일반적으로 쓰는 한쪽만 쓰는 젓가락을 말한다. 양구의 젓가락 즉,양쪽이 모두 뾰족한 젓가락은 잘 사용되지 않는다. 이 젓가락은 일반인들의 경우 정월달이나 장례, 제사 때 등에만 사용한다. 정월에는 일본의 설날이 있으므로 명절날에는 양구의 젓가락을 사용한다. 또 장례, 제사 때에도 이 젓가락을 사용한다. 이 젓가락이 이런 날에 사용되는 것은 신인공식(神人共食) 때문이다. 한쪽으로는 자신이 음식을 먹고 다른 한쪽으로는 신이 먹는다는 의미가 있다. 이때 사용되는 젓가락은 버드나무로 만들어진다. 버드나무는 속살이 희기 때문에 나쁜 기운을 물리치고 청정한 기운을 준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 양구의 젓가락을 1년 365일 사용하는 단 한사람이 있는데 바로 일왕이다. 일왕은 늘 신의 보호 아래 있기 때문에 삼시세끼를 양구의 젓가락으로 신과 함께 식사한다. 일왕이 사용하는 양구의 젓가락은 버드나무가 아닌 층층나무로 만들어진 젓가락이다. 그는 젓가락을 한번 사용하고 버린다. 매끼마다 젓가락을 바꾸는 것이다. 독살 등의 위험을 미리 방지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일왕은 모든 소모품을 한번만 사용하고 버리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치하라 젓가락 가게에서도 일왕이 사용하는 양구의 젓가락을 팔고 있었는데 그 가격은 생각보다 싼 개당 840엔 이었다. 여타의 젓가락이 개당 2-3천 엔, 비싼 것은 1만 엔이 넘는 것을 보면 일왕이라고 해서 비싼 젓가락을 매번 사용하지는 않았다. 일본의 젓가락은 용도와 모양에 따라 수십 종으로 다시 나뉜다. 음식물을 찢을 때, 두 사람 이상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나눔 젓가락일 때, 채소를 먹을 때, 밥을 먹을 때, 생선회를 먹을 때, 튀김을 먹을 때, 콩자반이나 작은 깨와 같은 물건을 집어 올릴 때, 된장국을 먹을 때 등이 모두 다르고 길이나 젓가락 끝의 모양에 따라 또 이름이 다르다. 여기에 젓가락을 나무로 만들었는가, 아니면 옷칠을 했는가에 따라서도 다르다. 나무에 칠기를 입힌 칠기 젓가락은 1700년대 이후부터 생산 되었다. 그 이전의 일본에는 칠기 젓가락이 없었다. 칠기 젓가락은 그 디자인이나 모양새가 수려하여 귀빈접대 등에 쓰기 위해서 만든 것이기도 하지만 젓가락 자체의 강도를 높여주는 효과도 있다고 한다. 젓가락으로 면발이 굵은 국수 등을 먹을 때 칠기 젓가락을 사용하면 쉽게 휘어지지 않는다. 과자를 먹을 때 쓰는 젓가락은 칠기에 은박금박 등 다채로운 무늬가 많이 그려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흑문자(黑文字)라는 젓가락은 과자를 먹을 때 쓰는 칠기젓가락을 말한다. 젓가락에 고객의 이름을 새겨 넣은 젓가락도 있다. 귀빈을 초대했을 때 그 젓가락에 고객의 이름을 새겨 넣음으로써 손님을 한껏 기쁘게 해 주는 것이다. 젓가락의 재질이나 문양이 모두 다른 것은 식사를 할 때 음식이 가지고 있는 맛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서였다. 젓가락은 길이가 모두 다르다. 통상 8촌(24cm)가 기본이다. 24cm가 인간의 손이 가장 편리하게 쓸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물론 튀김용 젓가락의 경우는 훨씬 길지만, 가정에서 일반적으로 쓸 수 있는 길이는 24cm가 가장 편리하다. 그러나 컵라면 등을 팔 때 끼어주는 젓가락은 수요가 너무 많아 재료를 아끼기 위해서 짧게 만들어서 18cm이다. 이러다 보니 젓가락의 종류가 무려 400종에 달한다. 한중일 3국 중에서 젓가락 문화가 가장 세분화된 나라는 단연 일본이다. 이치하라 젓가락으로 준비하라. 이치하라 젓가락은 1700년대 창업 이후 어용상인이 된 이후부터 줄곧 일왕가에 젓가락을 납품하다가 효명일왕(孝明) 때 납품이 중단된다. 효명일왕의 아들인 메이지일왕 때인 1868년 일본의 수도가 교토에서 옮겨갔기 때문이다. 도쿄로 거처를 옮긴 일왕가에서는 도쿄지역의 가게로부터 입찰 받아 젓가락을 납품해서 썼다. 그러다가 이치하라 젓가락이 다시 유명해진다. 20여년전 쇼와 일왕이 교토를 방문 했을 때 자신의 조상이 쓰던 이치하라 젓가락을 식사 때 준비하라고 지시했기 때문이었다. 그 다음부터 이치하라 젓가락은 도쿄 간다(神田)에 있는 저승(著勝) 본점과 효고현의 호전(戶田) 죽예점과 더불어 어용상점으로 지정되어있다. 오늘날에는 어용상점으로 지정되어 있다고 해도 반드시 그 가게의 물건만을 쓰지는 않는다. 일왕가의 물건을 사입하는 궁내청이 해마다 필요한 물건의 종류와 양을 입찰해서 쓴다. 대대로 창작 젓가락을 하나 이상 만든다. 이치하라 젓가락의 가훈은 <쓰지 않는 물건은 판매하지 않는다.>이다. 오늘날 이치하라 젓가락 가게에서는 약 400종의 젓가락을 팔고 있지만 실생활에서 쓸 수 있는 것만 판다. 이치하라 젓가락에서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상품은 미야코 바시, 헤이안 바시 두 종류이다. 이치하라 젓가락은 지금까지 8대를 이어오면서 각자 자신의 세대에서 한가지의 특징 있는 젓가락을 개발해 왔다. 그중 하나가 미야코 바시라는 대나무 젓가락이다. 이 젓가락은 150년 이상 된 가옥의 천장에서 뜯어낸 대나무로 만든 것이다. 일본은 과거에 집안에서 취사를 했다. 장작불을 때어 밥을 짓게 되면 연기가 난다. 그 연기는 천장으로 올라가 초가지붕을 받치고 있는 대나무를 그을리게 한다. 수십 년 간 장작 연기에 그을려진 대나무는 나무 자체가 질겨질 뿐만 아니라 그 연기 때문에 병충해로부터 나무가 썩지 않게 된다. 연기가 방부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치하라 젓가락은 그중에서 150년 이상 된 대나무를 전국 방방곡곡에서 구해 젓가락을 만들어 팔고 있다. 이 젓가락은 일반 대나무 젓가락과는 달리 내구연한이 무려 15년이나 된다. 일반 죽제품 젓가락이 1년 정도 사용할 수 있는 것에 비해 훨씬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요즘은 일본 농촌도 모두 개량되어 이제는 150년 이상 된 연기에 그을린 대나무를 구할 수 없어 이 제품은 곧 대가 끊길 것이라 한다. 미야코 바시의 경우는 지금 사장의 아버지인 7대째 사장이 개발해낸 젓가락이다. 젓가락 한 세트의 가격은 2800엔부터 5250엔까지 다양하다. 헤이안 바시는 8대 사장, 현재의 이치하라 다카(市原高.56) 사장이 개발한 젓가락이다. 헤이안 바시는 참깨 한 알도 집어 올릴 수 있을 정도로 끝이 섬세한 것이 특징이다. 헤이안바시는 한 세트에 보통 3000엔대이다. 헤이안 바시나 미야코 바시의 특징은 가정집에서 주로 쓰게 만든 편리하고 일반적인 젓가락으로, 반찬이나 밥을 모두 먹기 쉽도록 다용도로 만들었다. 젓가락을 직접 써보니 일단 손가락 사이에 착 달라붙어 착용감이 좋고, 무게감이 느껴져 젓가락이 헛돌지 않는 특징을 가졌다. 8대째 사장인 이치하라 타카씨에게 여기서 팔고 있는 400종의 젓가락중의 어느 종류가 가장 마음에 드는지 물었다. 그랬더니 그는 “모든 젓가락이 사랑스럽다”고 대답했다. 최상의 물건만 판다. 이치하라 젓가락 가게는 젓가락을 직접 만들지 않는다. 교토에서 80km 떨어진 오바마 지역에서 젓가락 장인들이 만든 제품을 납품받아 판매만 하고 있다. 장인들에게 젓가락의 디자인이나 나무의 재질, 칠기의 디자인 등을 주문하여 유행에 따라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도록 하는 것이다. 젓가락을 사용하는 고객이 일반가정용, 요정용, 식당용 등 업소에 따라 모두 용도가 다르므로 그 업소에 맞는 제품을 만들어달라고 주문하기도 한다. 그렇게 해서 납품받은 젓가락을 이치하라 가게에서는 표면이나 디자인, 칠기의 상태, 완성도 등을 점검하여 합격된 물건만 판매하고 불합격된 물건은 모두 반품 처리한다. 이치하라 젓가락은 언제나 최상의 물건만을 판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또 자신들이 판 젓가락에 대해서는 끝까지 책임을 진다. 소비자가 사간 젓가락이 쪽이 떨어지거나,칠이 벗겨지는 등 어떤 문제가 생겼을 경우,가게로 보내주면 무료 혹은 약간의 실비만을 받고 평생동안 고쳐준다. 이러한 A/S정신 때문에 소비자들은 이치하라 젓가락의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안심하고 그 가게의 젓가락을 구입한다. 이것이 이치하라의 평생 서비스이다. 최근 일본에서는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전통적인 젓가락을 사용하는 소비자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오늘날 일본에서는 일회용 젓가락이 년간 250억개나 소비되고 있다. 해마다 북해도만한 땅의 나무가 벌채되고 있다는 뜻이다.물론 일본은 1회용 젓가락의 대부분을 수입한다. 수입대상국은 주로 중국이다. 중국은 1회용 젓가락을 수출하기 위해 변방지역의 나무를 무차별로 벌채했다. 그 결과 산림이 사막화되면서 황사현장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그 피해국은 한국과 일본이다. 일본의 소비자들도 이런 점을 알고 있다. 따라서 일본에서는 근래에 환경보전과 품질이 좋고 안전한 전통방식으로 생산되는 전통젓가락을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 일본은 매년 8월4일을 <젓가락의 날>로 정해놓고 있다. 8(하치)와 4(시)의 첫글자를 따면 하시 즉 젓가락이라는 뜻이 되기 때문이다. 이는 전통 젓가락 문화와 전통을 후세에 이어주기 위해서이다. 이치하라의 특징 - 일왕이 사용하는 젓가락 - 쓰지 않는 물건은 판매하지 않는다 - 대대로 창작 젓가락을 하나 이상 만든다 - 불합격된 물건은 모두 반품처리 - 고객 입맛에 맞춘 맞춤제작 등이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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