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바로가기

본문으로 바로가기



넷향기 동영상

넷향기 동영상

너무 빨리 상처를 봉합하려 말라

2012-11-15 04:00 | 추천 0 | 조회 13

안녕하십니까? 부부Fun더하기의 이병준입니다. 부모교육 현장에서 “갓 태어나 처음 만나는 초기 양육자와의 관계 경험이 아이의 자아상을 결정한다.” 라는 대상관계심리학을 강의할 때면 가끔 파랗게 질리는 부모님들을 볼 때가 있습니다. 두 가지 면에서 눈물을 보입니다. 첫째는 내가 부모님들로부터 기본적인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랐다는 점에 가슴아파하는 눈물이고, 둘째는 내 자식들에게 상처를 너무 많이 주었다며 흘리는 눈물입니다. 그래서 지금의 아이들의 행동을 보면 그 상처로 인한 것들이라고 안타까워하고 후회합니다. 그래서 하루라도 빨리 상처를 치료해야 하고 벌어진 상처를 봉합해 줘야 한다고 탄식합니다. 그러나, 너무 서둘러 상처를 봉합하려 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상처가 상처로만 끝나는 것도 가슴아프지만 상처를 아무런 의미도 없이 봉합해 버리는 것이 더 큰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대상관계 부부치료'의 저자인 정신분석 심리학자 율라노프(A. Ulanov)는 너무 이른 해석으로 상처를 서둘러 봉합하기보다는 그대로 열어 두고 기다려야 하며 재를 뒤집어 쓴 채 거기에 앉아 있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우리가 감옥에 갇히고 벌거벗기고 수치를 당하는 바로 그 고통의 자리에서 치유의 불꽃이 발생한다는 것이죠. 병의 치료는 내가 환자라는 사실을 진득하게 받아들이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관계의 치유도 내가 괜찮은 사람이 아닌 것을 냉정히 받아들이는게 중요합니다. 그것 덕분에 새로운 삶의 주인공이 되기도 하죠. 그 대표적인 사례가 오프라 윈프리일 것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생아라는 별칭을 가진 미국의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Oprah Winfrey), 그녀는 100킬로그램의 뚱뚱한 몸매, 가난한 흑인 사생아, 9세 때 사촌 오빠에게 강간, 14세 때 이혼, 마약 복용으로 수감된 전과자였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그것을 숨기지 않고 인정했습니다. 남들이 손가락질 할 때마다 “So?”라고 반문하면서 말이죠. 우리말로 “그래서 어쨌단 말이야?”이지만 전 “배 째!”라고 번역합니다. 자녀를 키우는 일은 갓난아이의 시기, 어린아이 시기, 다 큰 자녀가 되는 시기, 부모의 품에서 떠나보낼 시기의 여러 단계가 필요하며 아주 오랜 기간을 요하는 일종의 전쟁입니다. 장기적인 전쟁에선 작은 전투에 일희일비하지 않습니다.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으니까요. 이기든 지든 전투 후에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전열을 가다듬는 일이다. 이긴 쪽도 전열을 정비해야 다음 전투를 대비하고 진 쪽도 전열을 정비해야 다음 전투를 준비할 수 있습니다. 그때 냉정하게 나의 상황을 분석하고 인정하기 싫은 패배도 담담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너무 서둘러 상처를 봉합하지 말아야하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사람은 ‘실존적 존재’ 즉, 보다 나은 선택을 위해 고민하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상처가 아이들을 아프게 하지만 상처가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때론 적절한 상처가 아이들을 성숙시키는 힘이 됩니다. 바로 오프라 윈프리를 만든 가장 큰 힘이 바로 그 상처였다는 점을 기억하십시오. 너무 마음 아파 하시 마시고 다만, 자녀들이 그 상처를 딛고 일어서는 심리적 내성을 가진 존재로 키워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상처마저도 선물로 받아들이는 삶의 역설을 이해하는 자녀로 키우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목록

#

등록

관련영상

추천하기 스크랩 SNS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