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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스 올덴버그, 건축가의 손수건

2020-04-03 06:00:00 | 추천 0 | 조회 721

일반 건축물에 수반되는 공공미술과는 달리 공공장소에 들어서는 작품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세웁니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 장소에 세워지다보니 호불호에 대한 이야기가 많고, 심하면 혐오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6년 9월 청계천 복원을 기념해서 청계 광장에 세워진 클래스 올덴버그(Claes Oldenburg)의 작품 '스프링(Spring)'이 그 대표적인 사례였는데요. 


오늘 소개드릴 작품은 광화문 청계광장과 그리 멀지 않은 명동에 있는 또 다른 클래스 올덴버그의 작품입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앞에 설치된 '건축가의 손수건(Architect's Handkerchief)'입니다.


이 작품은 남성 수트 윗주머니에 멋을 부려 꽂는 작은 손수건인 행커치프를 형상화했습니다.

자그마한 손수건이 접혀 넣어진 포켓이 비현실적 크기로 확대되었고, 

확대된 크기 외에 비스듬하게 설치된 기울기 또한 비현실적인 인상을 더해줍니다. 

우윳빛 색상의 부드러운 곡선으로 손수건이 자유롭게 접혀있고, 검정색의 포켓은 구김 없이 강직하게 서있습니다. 

멀리서보면 횃불 같기도, 흐트러진 겹겹의 꽃잎이 연상되기도 하는데, 작품을 위한 조명이 켜지는 야간에는 행커치프 특유의 격식, 우아한 기품이 배어 나옵니다.

이처럼 올덴버그는 일상의 평범한 사물을 기념비적 크기로 확대시키며 유쾌한 발상을 이끌어내었다고 평가 받습니다 


올덴버그의 초기작도 흥미롭습니다. 부드러운 조각시리즈인데요

캔버스나 비닐로 형태를 만들고, 스펀지 고무로 속을 채운 거대한 작품들을 만듭니다. 

딱딱한 사물이 부드러운 조각이 되었습니다. 

진부한 일상의 물건들이 전시장에서 작품이라는 지위를 획득합니다.

상업주의, 대량생산, 패스트푸드 문화, 평범한 대상의 신격화라는 이슈들을 탐구했습니다. 

   

‘건축가의 손수건’의 작품에는 사실 올덴버그가 칭송했던 건축가에 대한 스토리가 담겨있습니다. 

20세기 현대 건축의 개척자라는 타이틀을 가진 절친했던 독일 출신의 미국 건축가 '루트비히 미스 반 데어 로에(Mies van der Rohe)'입니다. 

이 건축가는 전통적인 고전주의 미학과 근대 산업이 제공하는 소재를 교묘하게 통합해서 건축 사상 한 시대를 여는 중요한 구실을 한 것으로 평가 받습니다. 


하지만 그런 그도 유독 패션에 있어서는 늘 과하지 않은 세련됨을 추구하며 항상 가슴에 행커치프를 꽂고 다닌 것으로 유명했습니다. 

즉 올덴버그의 손수건은 절친했던 위대한 건축가에 대한 오마쥬인 셈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서울의 패션 명소로 손꼽히는 명동에서는, 세계적인 건축가의 패션 소품을 모티브를 한 올덴버그의 작품 감상을 꼭 놓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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